[💌#06] 장거리 연애, 헤어지는 게 답일까요?

2021. 5. 25. 20:15Letter

 

문제는 장거리가 되면서 시작되었어요.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는데도 생각보다 너무 힘들더라고요. 모든 걸 너그러이
 

 
💌 오늘의 사연
 
문제는 장거리가 되면서 시작되었어요.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는데도
생각보다 너무 힘들더라고요.
 
모든 걸 너그러이 받아들일 수 있을 것만 같았는데
언젠가부터 자꾸 집착을 하게 됐어요.
 
그러다 마침내 일이 터졌어요.
남자친구 상황에 다 맞춰야만 한다는 생각에
억울했던 마음을 표출해버린 거죠. 
 
 
저에겐 사귄 지 2년이 다 되어가는 남자친구가 있어요. 올해 초에 남자친구가 해외 유학을 가게 돼서 반 년쯤 장거리 연애를 하고 있어요. 남자친구는 1년 반 후에 돌아올 예정이고요. 저희는 남자친구가 2달 동안 끈질기게 대시해서 사귀게 된 케이스에요. 처음에는 그냥 귀찮았는데 막상 사귀고 나니까 점점 좋아지더니 나중엔 제가 더 좋아하게 되었어요. 장거리가 되기 전까진 정말 애틋하고 행복했어요.
 
문제는 장거리가 되면서 시작되었어요.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는데도 생각보다 너무 힘들더라고요. 모든 걸 너그러이 받아들일 수 있을 것만 같았는데 언젠가부터 자꾸 집착을 하게 됐어요. 남자친구도 조금 잘못한 게…… 해외 생활을 하다 보면 시차가 나니까 외로워지기 마련이잖아요. 자꾸 술을 마시더라고요. 그래서 연락이 많이 어려워졌어요. 그래도 나름 노력해준 건 알아요. 시간은 좀 늦어도 톡 답장이 안 온 적은 여태 없었고, 안 하던 메일까지 하면서 저랑 연락하려고 노력했어요. 쉽지 않았을 거예요. 머리로는 그게 이해가 되는데, 마음은 너무 답답하더라고요. 스스로도 그런 게 정말 싫었어요. 자존심도 많이 상하고. 마음 한 편에선 뭔가 변했다는 느낌에 불안하기도 하고. 그런 게 짜증으로 새어 나오더라고요.
 
그러다 마침내 일이 터졌어요. 남자친구 상황에 다 맞춰야만 한다는 생각에 억울했던 마음을 표출해버린 거죠. 돌아오는 말은 청천벽력이었어요. 남자친구 입장에서도 제가 변했다고 생각했던 거예요. 권태기라고 느끼고 있었대요. 안 그래도 관계가 점점 힘들어져서 노력하고 억지로나마 맞춰가려고 하고 있었는데, 제가 그런 말을 하니까 너무 스트레스를 받은 거죠. 서로 신뢰하지 못하고 많은 감정들을 쌓아둬서 지치고 피곤해진 관계가 초라하게 느껴지더라고요. 헤어지자고 했어요. 그래서는 안 되는 거였는데…….
 
정말 다행히도 남자친구가 잡아줬고 저도 받아주긴 했지만 마음은 더 무거워졌어요. 이대로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면 시간만 질질 끄는 것 같아서요. 모든 게 답답하고 미칠 것 같네요. 대체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 장거리 연애의 여러 가지 난관들

흔히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고 하죠. 하지만 그건 연애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나 하는 소리가 아닌가 싶어요. 물론 장거리 연애가 정말 어려운 건 맞아요. 많이들 헤어지잖아요. 그렇지만 그게 마음이 없어서 헤어지는 건 아니에요. 그냥 많이 힘든 거죠. 그래서 재회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도 많아요. 오늘은 그런 분들을 위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먼저 장거리 연애를 하다 헤어진 경우 재회를 특별히 어렵게 만드는 걸림돌들을 알아볼게요.

  - 상대방에게 나의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 어렵다.


  - 지인의 도움을 받기 어렵다.


  - 상대방의 근황을 파악하기 어렵다.


  - 다른 이별한 커플들에 비해 빨리 잊힐 확률이 높다.


  - 우연을 가장한 만남을 시도해보려 해도 명분이 분명하지 않다.

쉽지 않죠? 하지만 문제가 있으면 답도 있는 법이에요. 이러한 난관 속에서도 침착한 자세를 갖고 차근히 풀어간다면 재회를 할 수 있는 방법은 분명히 존재해요. 장거리 연애를 하는 커플들이 많이들 헤어지는 이유를 중점으로 하나씩 짚고 넘어가 볼게요.
 
Photo by Sara Darcaj on Unsplash  
# 연락을 독촉하면 결국은 파-국

장거리 연애에서 가장 중요한 건 상대에 대해 믿고 신뢰하는 거예요. 하지만 그런 게 저절로 될 리는 없죠.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만큼 그 한계를 넘어설 수 있도록 연락에 신경을 써야 하는 게 맞아요. 접점이 연락밖에 없으니까요. 하지만 바로 그런 이유로 연락에 매달리고 집착하시다가 헤어지는 커플들이 많아요. 자주 못 보니까 연락으로 상대의 사랑을 확인하고 싶은 그 마음은 이해가 돼요. 하지만 그런 식으로 상대방에게 과도하게 신경을 쓰다 보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겨요. 자꾸 부딪히다 보면 양쪽 다 피곤해지니까 불만족스러워도 어쩔 수 없이 서로 적당히 타협해서 관계를 이어가게 되고, 그렇게 부정적인 감정이 쌓이다 보니 자연히 불화가 생기고, 사소한 계기로 갈등을 빚게 되기라도 하면 감정이 격해져서 서로 사랑하니 마니 하며 싸우다 결국 이별까지 오게 되는 거예요.
 

그렇다면 연락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일까요? 그렇지 않아요.

장거리 연애에서 연락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니까요. 페이스톡만 해도 얼마나 행복해지는데요. 데이트 못지않죠. 문제는 그것의 사용방법이에요. 장거리를 연애를 하기로 했다면 잦은 연락과 보채는 행동 같은 걸로 상대에게 구속감을 느끼게 하면 안 돼요. 다른 건강한 방법이 필요하죠.
 

가장 첫 번째로 유념하셔야 할 마음가짐은 연락을 당연하게 여기시기보다는 아주 조심스럽고 소중하게 대하셔야 한다는 거예요.

자주 만날 수 없는 만큼 연락은 두 사람을 이어주는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어요. 상대가 다른 일에 몰두해 있느라 여러분의 연락을 받지 못하는 일이 종종 있으시죠? 답답하시기도 하겠지만 많이 불안하실 거예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상대에게 연락을 독촉하시거나 사생활에 간섭하시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요. 침착하셔야 해요. 평소에 스스럼없이 연락하시던 시간대에 상대에게 이유를 물어보고 (따져 물으면 안 돼요!) 상대의 상황을 들어보세요. 상대가 현실에 치여 사느라 매우 바쁜 상황일 수 있어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바쁜 상대의 연락을 기다리며 속만 태우기보다는 여러분도 해야 할 일을 찾아서 같이 바빠지는 게 서로에게 훨씬 좋을 것 같아요.

취미 생활도 찾아보고 자기 계발에 힘쓰며 여러분 자신을 가꿔보세요. 연애는 독립된 두 개인이 건강한 삶을 만끽하며 서로 사랑을 주고받는 과정이에요. 상대가 바빠서 연락 좀 안 된다고 전전긍긍할 필요는 전혀 없어요. 상대가 바쁜 만큼 여러분도 여러분의 삶을 열심히 사시면 상대가 오히려 여러분의 일상을 궁금해하며 연락을 해오게 되지 않을까요? 바로 상대가 조금 더 안달 내는 그 시점에 사랑하는 사람이 뭘 하고 있는지 바로바로 알 수 없는 게 장거리 연애에서는 굉장히 큰 불안요소이기 때문에 서로 더 노력해서 간단하게라도 상황을 알려주며 일상적인 대화를 늘리는 게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임을 알려주세요.
 
Photo by Josh Appel on Unsplash
# 먹고 살기 힘들다! 돈 좀 아끼자!
장거리 연애의 난관 중 경제적인 문제의 비중도 커요. 몸만 왔다 갔다 하는데도 왕복에 4-5만 원 이상이 든다면, 한 달에 두세 번만 보더라도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에요. 두 사람이 공평하게 오고 가는 경우라면 그나마 낫겠지만, 주로 한쪽에서만 오가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거든요. 게다가 장거리 연애에서는 한 번 만날 때 다른 연인들만큼 보지 못하는 걸 보상하기라도 하듯 데이트 비용을 훨씬 많이 사용하는 경향이 있어요. 숙박비 같은 것까지 고려하면 한 번 만나는 데 20만 원을 훌쩍 넘기게 되는 거죠. 더 할 수도 있고요. 대학생은 물론이고 일반 회사원 커플에게도 만만치 않은 금액이죠.
 
그래서 장거리 연애를 하시는 분들은 빨리 결혼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하셔요, 보통. 그런데 결혼을 하려면 돈이 필요하죠. 한 달에 쓰는 생활비에 데이트 비용까지 합치면 지금 같은 생활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빠듯한데, 여기서 더 허리띠를 졸라 매서 돈을 모으는 게 가능할까요? 이래저래 스트레스받는 일이 많으니까 연애 자체가 힘들어지는 거예요. 예쁜 연애 끝에 결혼해서 평생을 함께 하고 싶은 마음에 고생을 하는 건데, 고생을 하다 보니 초심이 흐려지는 사례들…… 생각보다 흔해요.
 
Photo by freestocks.org on Unsplash
# 자주 못 보니까 더 좋아(?)
일반적으로 데이트를 자주 하는 커플이 만족스러운 연애를 한다고 알려져 있죠. 거리가 멀어서 자주 만나지 못하는 커플은 앞서 말한 것처럼 여러 가지 어려운 요소들이 많아서 연애 만족도가 높지 않다고 생각하기 쉬워요.
 
하지만, 장거리 연애 커플을 연구하던 오하이오 주립대의 스태포드 교수는 그러한 사회적 통념과는 정반대의 조사 결과를 보고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122쌍의 커플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장거리 커플이 일반 커플보다 더 만족스러운 연애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죠.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조사 결과를 자세히 살펴본 결과, 스태포드 교수는 장거리 커플이 일반 커플들보다 서로를 더 많이 사랑한다고 느끼며, 대화도 더 잘 통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이런 차이를 만들어낸 원인을 찾던 중 그는 장거리 커플들에게 유독 강하게 나타나는 특이한 현상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그것은 바로 이상화(Idealisation)였습니다.
 
이상화란 연인을 실제 모습보다 훨씬 더 긍정적으로 인식하게 되는 현상을 말해요. 쉽게 말하면 콩깍지라고 할 수 있죠. 실제 2주에 1번 꼴로 만나는 커플은 매일 보는 커플들들보다 평균 20% 정도 서로를 이상적으로 지각하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해요. 즉, 장거리 연애를 하는 커플들은 일반 커플들보다 강한 이상화의 작용으로 더 만족스러운 연애를 한다는 얘기죠. 자주 만날 수가 없으니 일상 속에서 상대방의 단점을 마주하는 일도 줄어드는 거예요.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인상을 주는 것은 쉽죠. 자주 못 보다가 한 번 보면 그 시간이 엄청 소중해질 테니까요. 서로 잘하려 노력할 거예요. 정리하자면 역설적이게도 장거리 연애의 가장 큰 장점은 자주 볼 수 없는 상황이라는 거죠.
 
덧붙여서 장거리 연애의 위기는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을 때 찾아온다고 생각하기 쉬워요. 하지만 연구에 따르면 오히려 두 사람이 자주 만날 수 있는 상황이 되었을 때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스태포드 교수가 200쌍의 커플을 2년 동안 추적해서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장거리 커플이 오랜 기간의 장거리 연애를 마치고 마침내 가까이 살게 되었을 때 헤어질 확률이 두 배나 증가했다고 해요. 이유가 무엇일까요? 가까이 살게 되면 아무래도 훨씬 더 자주 보게 돼요. 그러다 보면 장거리 연애를 할 때는 잘 보지 못했던 단점들을 발견하게 되고, 그동안 이상적으로 그려온 모습과 현실의 괴리를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아지는 거죠. 실제로 장거리 연애를 마치고 가까이에 살게 된 커플의 40%는 상대에 대해 여태 몰랐던 부분들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고 응답했어요. 게다가 그러한 부분들은 부정적인 확률이 긍정적일 확률보다 4배나 높았고요.
 
  그렇기 때문에 연애의 시작부터가 장거리라면 서로에 대한 지나친 이상화를 경계할 필요가 있어요. 이상화가 어느 정도는 장거리 커플에게 순기능을 수행해주는 측면이 있지만, 부작용이 많으니까요. 그러기 위해서는 각자의 장단점을 솔직하게 오픈하고 관계를 가지는 게 좋아요. 직접 만나기는 어려워도 자주자주 연락하며 일상적인 대화를 많이 나눠서 서로의 진짜 모습을 더 많이 알아갈 필요도 있고요. 무엇보다 가장 좋은 방법은 다른 요소들을 잘 조율해서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만나는 횟수를 늘리는 게 좋은 방법이랍니다. 장거리 연애를 할 때 직접 만난 횟수가 많을수록 가까이에 살게 되었을 때 관계가 더 안정적으로 변하게 된다고 하니까요.
 
Photo by Will O on Unsplash

# 장거리 연애의 비결: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

 장거리 연애가 그렇게 특수한 경우는 아니에요, 사실.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연애의 한 형태이고, 우리 자신이 그 상황에 직면하게 될 수도 있죠. 먼 거리가 둘 사이에 장애물이 되는 것도 맞지만, 장애물 하나 없는 연애가 어디 있겠어요? 극복하는 게 불가능할 만큼 심각한 문제는 아니라는 얘기예요. 다른 연애와 마찬가지로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 꾸준한 노력이 있다면 장거리 연애 또한 눈앞에 펼쳐진 어려움을 하나씩 차근히 풀어나가며 예쁘게 사랑할 수 있으리라 믿어요.
 
 
💬
 
   대략적인 건 알겠는데, 이미 너무 멀어졌다고요?
혼자서는 자신이 없으신가요?
그럼 ‘리데이트’에 진단지부터 제출해보세요.
 
리데이트는 진단을 통해 문제의 해결 방향을 알려드리고,
상담을 통해 두분의 관계를 예쁘게 풀어갈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있어요.
이별 앞에 놓인 여러분의 슬픔을 조금이나마 덜어 드릴게요.
여러분이 행복해질 수 있도록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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